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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언어의 온도』 줄거리와 서평 말에도 온도가 있다1.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살린다말에도 온도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말을 건네고 있나요?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는 말과 글, 생각과 마음에 담긴 온기를 다룬 에세이입니다. 단순한 말 한마디, 짧은 문장 하나에도 얼마나 깊은 배려와 성찰이 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오래도록 상처가 될 수 있고, 또 어떤 말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이 책은 특별한 줄거리로 이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가 언어와 삶, 사람에 대해 느꼈던 단상들을 짧은 글의 형식으로 풀어낸 글 모음입니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따로 읽혀도 좋고, 순서대로 읽으면 하나의 잔잔한 이야기처럼 이어지기도 합니다.2. 말에 담긴 무.. 2025. 4. 12.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줄거리와 서평 아버지를 이해하는 마지막 여정1.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시작된 여정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와야 가능한 일일까.정지아 작가의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바로 그 질문을 던진다. 특히 '아버지'라는 존재를 통해,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가족이라는 관계의 깊이를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파헤친다.이야기는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주인공 ‘정화’는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낸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다. 정화의 아버지는 생전에 한국전쟁 이후 노동운동, 통일운동에 몸담았던 공산주의자였다. 정화는 그런 아버지를 어릴 적부터 부담스럽게 느껴왔고, 그의 삶을 불편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며 살아왔다.2. 딸이 마주한 .. 2025. 4. 12.
"폭삭 속았수다"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 “폭삭 속았수다” : 아흔 살 순이 할머니가 들려주는 제주 인생기낯선 제목, 따뜻한 이야기의 시작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삭 속았수다'. 제목부터 낯설고 묘하게 끌리는 이 드라마는, 제주 방언으로 ‘완전히 속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처음엔 그저 유쾌한 제목에 이끌려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드라마였다. 이건 단순한 회고담도, 시대극도 아니다. 아흔 살 순이 할머니가 자신의 일생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한 여자의 굴곡진 인생사를 통해 제주라는 섬의 역사와 정서를 조용히 건네는 이야기다.한 여자의 인생, 곧 제주의 역사드라마는 순이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가난하고 힘겨운 시절이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늘 반짝였다. 처음 마음을 준 소년, 거센 폭풍처럼 스쳐간 .. 2025. 4. 1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드라마 리뷰 1. 클래식처럼 잔잔하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넷플릭스에서 조용히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제목만 들어도 뭔가 잔잔하고 고요한 감정이 흐를 것 같지 않나요?실제로 이 드라마는 그런 느낌을 아주 충실히 담아낸 작품이에요.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사랑과 꿈, 불안과 열등감이 얽힌 청춘들의 이야기를 아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2. 음악이 흐르는 곳에 감정이 있다이 드라마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인물들이 주인공입니다. 바이올린 전공생인 채송아(박은빈)와 피아니스트 박준영(김민재).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쓰이는 점이 정말 인상 깊어요. 대사보다 음악이 먼저 울리는 장면들, 말 대신 피아노.. 2025.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