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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 저런 일

이기주 『언어의 온도』 줄거리와 서평

by 노을이내리는나루 2025. 4. 12.

말에도 온도가 있다

1.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살린다

말에도 온도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말을 건네고 있나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는 말과 글, 생각과 마음에 담긴 온기를 다룬 에세이입니다. 단순한 말 한마디, 짧은 문장 하나에도 얼마나 깊은 배려와 성찰이 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오래도록 상처가 될 수 있고, 또 어떤 말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특별한 줄거리로 이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가 언어와 삶, 사람에 대해 느꼈던 단상들을 짧은 글의 형식으로 풀어낸 글 모음입니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따로 읽혀도 좋고, 순서대로 읽으면 하나의 잔잔한 이야기처럼 이어지기도 합니다.


2. 말에 담긴 무게, 침묵의 용기

『언어의 온도』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의 중요성과, 그 말의 이면에 숨은 태도와 마음가짐을 짚어냅니다. 때로는 한마디 말보다 ‘말하지 않음’이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있고, 아무리 진심이라 해도 서툰 표현은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작가는 무척 따뜻하고 사려 깊은 문장으로 설명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말을 아낀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종종 ‘말을 잘한다’는 것을 말솜씨나 유창함으로 이해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필요한 때를 기다릴 줄 알고, 침묵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언어의 온도를 아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3. 말은 곧 마음의 얼굴이다

작가는 신문기자 출신답게 날카로운 관찰력과 섬세한 문체로 일상 속 언어의 온도를 조율합니다. ‘고맙다’는 말이 일상에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 ‘괜찮다’는 말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숨어 있는지를 풀어내는 대목에서는 울컥한 감정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가 언급하는 말들엔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단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들에 감정을 불어넣고, 삶과 연결시키는 방식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우리에게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4. 위로받고 싶은 날, 꺼내 읽는 문장들

『언어의 온도』는 단숨에 읽기보다는 책상 위에 두고, 마음이 지칠 때마다 한 페이지씩 꺼내 읽기에 더 어울리는 책입니다. 가볍고 짧은 글이지만 그 속에는 위로, 성찰, 배려, 용기 같은 삶의 중요한 가치들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지친 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날, 혹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 후회될 때, 이 책은 조용히 우리의 마음을 감싸줍니다. 말이 곧 마음이라면, 언어의 온도는 곧 사람의 온도라는 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5. 당신의 언어는 몇 도인가요?

누군가를 향한 말에 따뜻한 온기가 깃들어 있기를, 내가 던진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주기를 바라게 되는 책. 『언어의 온도』는 단순히 글을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말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잘 듣는 사람’,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도 그 따뜻한 온기에 물들어,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전할 말을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더 따뜻하게 골라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