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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 저런 일

소크라테스의 변명 책을 읽고

by 노을이내리는나루 2025. 4. 10.

– 소크라테스의 변명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 –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고,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삶에 대하여

플라톤의 대표적인 네 대화편,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을 읽었다. 각각은 다른 시점과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굵은 선이 흐른다. 바로 소크라테스라는 한 사람의 철학, 그리고 그의 삶과 죽음이다.

읽고 나서 한 문장으로 이 책들을 정리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고,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지혜란 스스로의 무지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가장 지혜로운 이유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데 있다고 말했고,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게 하기 위해 거리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러한 태도는 법정에 서는 순간까지, 심지어 죽음을 앞둔 그날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아테네 법정에서 그가 자신을 변호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을 받아들이며, 진리를 말하는 것이 설사 죽음을 부르더라도 그 입을 닫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악을 행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그의 말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크리톤』에서는 감옥에 있는 그를 친구가 찾아와 탈옥을 권유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거절한다. 그는 악에는 악으로 보답할 수 없으며, 불의한 법이라 하더라도 법을 어기는 것은 또 다른 불의라고 말한다. 진리를 추구하는 삶이란 단지 옳은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파이돈』은 그의 마지막 날을 기록한 대화다. 죽음을 앞두고도 그는 제자들과 함께 영혼의 불멸과 철학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철학자야말로 가장 죽음을 준비해 온 사람이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독배를 마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고요하고 담담하다.

『향연』에서는 사랑에 대한 여러 인물들의 연설이 이어지며, 소크라테스는 사랑을 ‘아름다움을 향한 영혼의 상승’이라고 정의한다.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열망이라는 그의 말은 인상 깊다.

 이 책을 정리하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이 단지 철학사가에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는 철학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으로 증명한 사람이다. 그의 겸손, 그의 담대함, 그의 질문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진리는 완성된 지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물어가며 찾아가는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그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모두 철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