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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 저런 일

나가노 오부세 여행기 – 조용한 일본 소도시에서의 하루

by 노을이내리는나루 2025. 4. 11.

호쿠사이미술관

도쿄와 오사카처럼 북적이는 대도시도 좋지만,
가끔은 사람 없는 골목에서 천천히 걷고 싶은 날이 있죠.
그래서 이번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봤어요.
목적지는 일본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오부세(小布施).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곳은
예술과 단풍, 전통과 달콤한 밤(栗)이 어우러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소도시입니다.

저는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나가노까지 이동한 후,
지역 전철을 타고 오 부 세 역에 도착했어요.
약 30분 정도 달리는 동안 창밖으로는
작은 논밭과 단풍이 물든 산들이 펼쳐져 있었고,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공기부터가 달랐습니다.
맑고 차분하며, 무언가 오래된 시간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1. 천천히 걸으며 느낀 마을의 정취

오부세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도보 여행에 최적화된 곳이에요.
역에서 나와 5분만 걸으면 메인 스트리트에 닿는데,
찻집, 디저트 가게, 예쁜 소품 상점들이
골목마다 정갈하게 늘어서 있어 보는 재미가 있어요.

관광지로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도 많지 않았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가게 주인들도 대부분 가족처럼 운영하시는 분들이라
정이 느껴지는 미소와 인사말이 인상 깊었어요.
카페에 앉아 유자차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본 골목 풍경은
정말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았어요.


2. 호쿠사이와 밤 디저트의 마을

이 마을의 자랑 중 하나는 바로 **‘호쿠사이관’**이에요.
에도 시대의 대표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
생애 마지막 몇 년을 오부세에서 지냈다고 하더라고요.
그의 작품을 전시한 작은 미술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원과 전시물 모두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었고,
차분하게 예술을 감상하기에 정말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명물은 바로 밤(栗) 디저트예요.
오부세는 밤 생산지로 유명해서
밤 몽블랑 케이크, 밤 찹쌀떡, 밤 퓌레 같은
고급 디저트를 파는 가게들이 곳곳에 있어요.
그중에서도 **오부세도(小布施堂)**는 꼭 들러야 할 곳이에요.
저는 이곳에서 따뜻한 녹차와 함께
밤 몽블랑 케이크를 맛봤는데,
달지 않으면서도 깊은 고소함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3.  짧지만 충분했던 하루

오부세는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머무는 여행지'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에요.
볼거리보다도 느림의 미학, 사람 냄새,
그리고 일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마을이었어요.

잠시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좋아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고,
햇살 좋은 벤치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어요.


4.  여행 정보 요약

  • 📍 위치: 일본 나가노현 오부세(小布施)
  • 🚉 교통: 나가노역에서 전철로 약 30분
  • 🎨 볼거리: 호쿠사이관, 오부세 거리, 전통 상점들
  • 🌰 먹거리: 밤 몽블랑 케이크, 유자차, 찹쌀떡
  • 🕒 소요 시간: 당일치기 or 1박 추천

5.  여행자의 한마디

오부세는 큰 볼거리가 없어서 더 좋은 마을이에요.
여행이란 결국,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이니까요.
조용한 여행이 필요할 때, 오부세를 꼭 기억해 주세요.
다음 여행지도 함께 고민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