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배우는 열네 번의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
“죽음을 배운다는 건,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지.”
책장을 덮고 난 뒤, 이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를 넘어, 나에게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책이다. 요란하지 않지만 조용한 힘이 있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미치 앨봄이라는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다.
대학 시절 존경하던 교수 모리 슈워츠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 모리의 집에서 ‘삶에 관한 수업’이 열린다.
수업의 주제는 매주 달라진다.
가족, 사랑, 후회, 용서, 죽음, 행복, 진짜 원하는 삶.
어쩌면 너무 흔한 주제 같지만, 모리는 죽음을 앞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깊이로 이 모든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산다.”
이 말이 마음을 때렸다. 나 역시 하루하루를 쫓기듯 살고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읽는 내내 조용한 울림이 있다.
화려한 문장은 없지만, 그 조용한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마음을 두드린다.
특히 모리는 "죽음을 부정하지 말고, 오히려 정면으로 마주하라"라고 말한다.
죽음을 인정해야 삶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삶과 죽음이 서로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혹시 오늘,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혹시 지금, 미안하다고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면
오늘이 그 말을 건넬 수 있는 ‘화요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이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은 누군가에게 강하게 추천하고 싶기보다, 조용히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 너무 지쳐 있으면, 이 책 한번 읽어봐요.”
“마음이 복잡할 때, 이 책 괜찮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조용히, 그러나 꼭.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화요일을 선물할 수 있을까?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이 점점 바빠지고, 관계는 자주 느슨해진다.
그럴수록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같은 책이 필요한 것 같다.
속도를 늦추고, 감정을 들여다보고, 삶의 방향을 돌아보는 시간.
이 책은 분명히,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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